새해벽두부터 떠오른 양안갈등 “대만문제 어떤 간섭도 용납못해” 무기 판매 늘려온 美에도 일침 차이잉원, 취임 첫 신년담화서 “대만 존재 직시해야” 정면 반박
새해벽두부터충돌한 중국-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일 2013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밝혔다. 중국 정부가 대만 문제 백서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하나의 중국(대만은 중국의 일부)’ 원칙에 포함되는 내용이지만 시 주석이 이를 공식 석상에서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시 주석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의 옵션을 갖고 있다”며 대만 독립 움직임이 구체화하면 무력을 사용할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 발언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나왔다. 시 주석의 올해 첫 공개 행보다.
또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에 관계되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어떤 외부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집권 후 대만에 무기 판매를 늘려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는 지난해 12월 31일 대만을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지원 대상 국가로 명시하는 ‘아시아지원보장법안’에도 서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2일 “이 법안을 강하게 반대한다. 이미 미국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무역전쟁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 중인 양국이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시 주석은 이날 대만인을 중국인으로 규정하며 그 어느 때보다 중국-대만 통일에 대한 의지도 공세적으로 밝혔다. 통일 후 대만에 대한 약속도 제시하며 통일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수많은 대만 동포 모두 중화민족의 구성원이며 정정당당한 중국인이 돼야 한다”며 “대만이 국가의 완전한 통일 촉진과 (중국)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중국과) 함께 추구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여겨야 한다”고까지 했다.
반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1일 2016년 취임 이후 진행한 첫 신년 담화에서 “양안 교류를 반대하지 않지만 모호한 정치적 전제(하나의 중국 원칙)나 강박에 복종하는 방식에 기댈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중국은 반드시 중화민국 대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하고 2300만 대만 국민의 자유민주에 대한 지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앞섰지만 결과적으로 시 주석의 이날 연설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