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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소년농부’ 한태웅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7시까지 일하다 등교”

입력 | 2019-01-03 15:33:00


사진=한태웅 인스타그램

올해 열일곱이 된 소년 농부 한태웅 군이 화제다.

한 군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새해에는 우리 농산물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풍년이 돼서 추수의 기쁨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는 새해 소망을 밝혔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 때문에 조부모의 손에서 자란 한 군은 조부모의 농사일을 돕다가 9세 때부터 자연스럽게 농사를 짓게 됐다고 한다. 현재 그는 경기도 안성에서 고교(1학년)를 다니며 논농사 3000평과 밭농사 500평, 소·염소를 키우는 8년 차 농부다.

한 군은 “농사를 하다 보니 적성에도 맞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안 해서 한 사람이라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며 “요새는 농한기라 6시 반 정도에 일어나고, 바쁜 농번기에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7시까지 일하다가 학교를 다녀와서 다시 일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공부보다 농사에 더 열심인 어린 아들을 걱정해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하게 반대를 했다. 그런데 제가 꿋꿋이 해 나가는 모습을 보시고 프로 농사꾼이 돼서 봉사하며 열심히 살아라, 그렇게 말씀을 한다”며 이제는 부모님이 든든한 지원자가 됐음을 밝혔다.

한 군은 지난해 12월 27일 농업인 초청 간담회에서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쌀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해 화제가 됐다. “(그 쌀은) 작년에 가뭄, 홍수, 집중 호우, 태풍 등을 겪으면서 농사지은 쌀이다”라며 “(쌀을 먹을 때마다) 농부들의 피, 땀, 눈물도 좀 같이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한태웅 군을 보며 한국 농업의 희망을 본다”고 격려 했다.

또 한 군은 대통령 앞에서 농부의 마음을 담아 ‘흙에 살리라’라는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기도 했다.

한 군의 넘치는 끼를 보고 일각에서 연예인을 할 생각이 없냐고 궁금해 했다. 이에 그는 “오로지 농부가 꿈이다”라며 “죽을 때까지, 자식들에게도 농사를 물려주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점점 고령화되가는 농촌이 사라질 것 같다”며 “힘들어도 좋아서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또래답지 않은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한 군은 지난 2017년 9월 KBS1 ‘인간극장-농사가 좋아요’ 편에 출연하며 유명해졌으며, 2018년 9월에는 tvN ‘풀 뜯어먹는 소리’를 통해 농촌 예능을 선보였다. 현재는 자신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농사 방법뿐만 아니라 농촌의 다양한 모습을 알리고 있다.



변주영 동아닷컴 기자 realist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