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 사진=동아일보DB
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개입과 적자 국채 발행 압력 의혹 등을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유서를 쓰고 잠적했다가 경찰에 의해 발견된 가운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절박함을 호소했던 (신 전 사무관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정무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긴급회의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신 전 사무관이 사전에 발견되어 병원에 이송, 생명에 지장 없다는 보도를 봤다”며 “정말 가슴 아픈 일이고 그나마 다행인 일”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신 전 사무관의) 유서를 읽다가 왔다”며 “‘공익제보자가 사회에서 매장당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호소했던 모습이 생각나면서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사실 김태우 수사관에 대해서도 범법자로 몰아가는 정부·여당의 행태에 대해 분노에 앞서 가련함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날(국회 운영위)도 민주당의 행태는 신 전 사무관의 유튜브 (발언) 중에서 ‘먹고 살려고’만 반복해 틀면서 비하하고 조롱했다”며 “국회의원이란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무참하게 인권을 짓밟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신 전 사무관의 절박한 외침에 귀 기울여주셨으면 좋겠다”며 “용기 있는 외침에 대해 거짓 정보 유출, 노이즈 마케팅 등 이런 조롱은 안 된다. 우리도 그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이 부분에 대해서 접근하고 진실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전 7시 예약 문자를 통해 지인에게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본 지인이 오전 8시 45분께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의 주거지 일대를 수색한 끝에 오후 12시 40분경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그를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신 전 사무관 목에는 경미한 찰과상이 있었으며, 신 전 사무관이 병원에 가겠다고 밝혀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