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빅3 ‘희망의 시무식’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4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 그동안은 신입 공채에 나서기는커녕 기존의 조직과 인력도 줄여야 했던 상황이었지만 올해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미리 대비에 나선 것이다. 한국 조선업계에 봄바람이 불까.
○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의 가삼현, 한영석 공동대표는 신년사에서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을 인용했다. 한 대표는 “마지막 고비를 넘어서면 세계 제일의 조선 해양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확신했다. 수년간의 수주 가뭄이 해갈 기미를 보이는 것을 놓고 희망을 말한 것이다.
거제조선소에서 시무식을 연 대우조선해양의 정성립 사장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 끝까지 고삐를 조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회사를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놨다.
삼성중공업은 한때 발목을 잡았던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29일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인 ‘에지나 FPSO’의 해상 시운전을 마치고 첫 원유 생산에 성공했다. 나이지리아 원유 생산량의 10%를 담당하게 될 초대형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올해를 맞이한 삼성중공업은 올해가 실적 회복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LNG선에 기댄 회복세에 우려도
아직까지 LNG선 발주 확대에 기대 국내 조선업의 부활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원은 최근 ‘LNG선 시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 LNG선 발주량이 물동량 증가 속도보다 빠르다고 분석했다. 향후 공급과잉으로 발주물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에너지 수출 정책 등으로 늘어난 LNG 물동량 때문에 올해도 LNG선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유가 하락 등으로 물동량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