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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초등교과서 검정 전환, 사회과목은 안 된다

입력 | 2019-01-04 00:00:00


교육부가 2022년부터 초등학교 주요 과목의 교과서를 국정에서 검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3∼6학년의 사회, 수학, 과학 세 과목이 대상이다. 교육부는 내년까지 민간 출판사들이 교과서를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을 준 뒤 2021년 심사를 거쳐 2022년부터 초등학교 현장에 검정 교과서를 도입할 방침이다.

현재 초등학교 학생들은 예체능과 영어를 제외하고는 정부 주도로 발행된 한 종류의 국정 교과서로 수업을 받고 있다. 국가 독점체제 아래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교과서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와 달리 검정 교과서는 여러 출판사에서 집필진을 선발해 개발하고 투입비용도 국정보다 3배 정도 많다.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뀌면 초등 교과서의 질이 높아지고 교사와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국정에서 벗어나 교과서 다원화, 자율화 체제로 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대 못지않게 우려도 크다. 교육계의 진보, 보수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초등 교과서 자율화가 자칫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지난 정부에서도 검정 교과서의 좌편향성을 문제 삼아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큰 소모적 논란이 있었나.

초등 사회 과목에는 역사 지리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교사나 학교재단의 이념적 판단에 따라 편향적 내용이 담긴 검정 교과서가 채택될 경우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관과 국가관을 심어줄 수 있다. 어린이들이 올바른 정체성과 시민의식을 확립하는 데 영향을 주는 사회 교과서의 검정화는 시기상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