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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남미 우파 ‘마두로 축출’ 협공

입력 | 2019-01-04 03:00:00

폼페이오, 콜롬비아-페루와 회담… “경제 악화시키는 마두로 압박 강화”
보우소나루, 취임식에 초대도 안해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베네수엘라가 미국과 남미의 우파 지도자들의 협공을 받아 사면초가에 빠졌다. 미국과 다른 남미 국가들의 최종 목표는 반미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을 축출하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베네수엘라 문제를 협의했다. 미 국무부는 “마두로 정권의 형편없는 정책 때문에 벌어진 역내 위기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에서 페루 외교장관과도 만나 “민주주의 정착과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마두로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휴고 차베스 대통령 시절부터 강력한 반미 좌파 성향을 보여왔지만 다른 남미 국가들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속속 우파로 돌아서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특히 남미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접국 브라질에 최근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일 취임식에 마두로 대통령을 아예 초대조차 하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재선에 성공해 2025년까지 앞으로 6년간 더 통치할 예정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은 이미 다른 남미 국가들의 경제 상황까지 악화시키고 있다.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자국을 떠나 콜롬비아, 브라질, 페루 등 인접국으로 향하면서 수용국의 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게다가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반정부 시위를 무력 진압하는 등 민주주의와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의중대로 금방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마두로 대통령의 방러 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전략폭격기를 배치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지원함으로써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쿠바, 니카라과, 볼리비아 등 남미의 다른 좌파 형제들도 베네수엘라와 동맹 관계를 맺고 있어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막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