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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차이나 쇼크’… 1분기 실적 전망치 15년만에 하향 조정

입력 | 2019-01-04 03:00:00

쿡 “무역전쟁-中시장 둔화 여파 커”, 트럼프는 “中과 협상 잘 진행돼”




아이폰을 생산하는 미국의 간판 정보기술(IT) 회사 애플이 2일(현지 시간) 15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 둔화의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의 2019회계연도 1분기(2018년 12월 29일 종료)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890억∼930억 달러(약 99조9500억∼104조4400억 원)에서 840억 달러로 5∼9% 하향 조정했다.

쿡 CEO는 서한에서 “핵심 신흥시장에서 도전을 예상했지만 특히 중국 등의 경제 둔화 규모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매출 감소의 대부분이 중화권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시장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2.5%에서 2018년 9월 말 현재 7.8%로 줄었다.

쿡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그들(중국)의 경제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큰 무역분쟁의 충격 탓인지 지난해 12월 중국 제조업은 3년 내에 가장 크게 위축됐다. 유통업 매출 성장세도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3분기(7∼9월) 중국 경제성장률(6.5%)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새해 첫 거래일인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08% 올랐다. 하지만 ‘애플 쇼크’의 여파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5% 급락했다. 미국 최초로 지난해 10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애플의 주가는 12월에 약 29% 하락했다. 시총도 2일 현재 7493억 달러로 감소했다.

미중이 3월 1일 끝나는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 기간에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미국 기업의 실적과 중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새해 첫 각료회의에서 “지난해 12월 증시에 작은 흠집이 있었으나 무역 합의가 이뤄지면 회복할 것”이라면서 “중국과 협상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기대했다. 중국 등과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희망을 피력한 것이다.

제프리 게리시 미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협상단은 7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지만 그 배후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 대중 강경파의 입김이 강해 이번 무역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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