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지분전량 매물로 내놔… 국내규제-檢수사에 ‘환멸’ 느낀듯 매각대금 총 10조원대 예상… 中텐센트 등 유력 인수후보로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을 디즈니처럼 만들겠다’ ‘다시 태어나도 게임사업을 하겠다’던 창업의 꿈을 25년 만에 사실상 접은 셈이다.
매물로 나온 지분은 김 대표가 가진 지분(67.49%)과 부인 유정현 NXC 감사 지분(29.43%), 김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지분(1.72%)이다. NXC는 일본법인 넥슨의 지분 47.98%를 보유하고 있고, 넥슨은 한국법인인 넥슨코리아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넥슨의 시가총액이 현재 1조2626억 엔(약 13조47억 원)에 이르고 NXC가 보유한 다른 법인 가치까지 감안하면 NXC지분 매각이 1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한국 기업이 관련된 인수합병(M&A) 규모상 가장 큰 건이다.
넥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다”며 “자식들도 미국으로 다 옮겨간 것으로 안다. 마음이 떠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경영에서 손을 뗀 지 오래다. 넥슨 대표는 2014년부터 오웬 마호니 대표가 총괄하고 있고, 게임 개발 본부 역할을 하는 넥슨코리아는 이정헌 대표가 맡고 있다. 무엇보다 그룹의 게임 개발을 도맡고 있는 넥슨코리아 경영진과 의사소통이 전무하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창업자 김택진 대표가 현재도 게임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넥슨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2년 넘게 김 대표 얼굴을 본 적이 없고 의사소통을 한 지도 꽤 됐다”고 말했다. 그 대신 그는 전업 투자가로 활동 중이다. 가방 하나 둘러메고 미국 유럽 등을 돌아다니며 글로벌 IT 기업 인사들과 교류하고 투자할 업체들을 물색했다.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비트스탬프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해외 자본이 넥슨을 인수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유력한 후보자는 중국 텐센트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배급사다. 이 게임은 지난해 중국에서 1조 원 넘는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텐센트는 핀란드 슈퍼셀, 라이엇게임즈 등 대형 게임회사들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 밖에 중국 넷이즈, 미국 EA게임즈 등이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
게임회사 웹젠을 창업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 정권 들어 게임 관련 규제가 하나도 안 풀려 모든 게임사들이 공통적으로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의 자택을 찾았지만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김 대표와 수차례 통화 시도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