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주한대사가 접수…트럼프가 답장한 적도 있어”
김정은 친서 공개한 테이블에 ‘제재가 오고 있다’ 포스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제재가 오고 있다(Sanctions are coming)’ 포스터를 테이블에 올려놓은 채 발언하고 있다. 이 포스터는 지난해 11월 이란 제재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렸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공개했다. 왼쪽은 데이비드 번하트 내무장관 대행, 오른쪽은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 각료회의에서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는 북미 간 판문점 접촉을 통해 받은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이런 친서는 대개 북미 양측의 외교관들이 한반도의 비무장지대(판문점)에서 만났을 때 전달된다”며 “미국 측에선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나 부대사가 친서를 접수하게 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2019년 첫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막 훌륭한 편지(great letter)를 받았다”면서 “이 편지를 본 사람들은 ‘이런 걸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우린 정말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각료회의에서 공개한 김 위원장의 친서는 국문본과 영문본 등 모두 2장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Your Excellency)”라고 지칭하는 표현이 등장한다.
김 위원장은 또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열적이고 비범한 노력(energetic and extraordinary efforts)”과 양자관계의 “획기적 진전(epochal progress)”을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직 미 정부 당국자들은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신뢰나 북미관계의 진전으로 해석하는 건 “난센스”(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전직 대통령들도 과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에게 친서를 쓴 적이 있으나,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게 힐 전 차관보의 설명이다.
그러나 WP는 “백악관에선 지난해 첫 북미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놓였을 당시 김 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보내 보낸 친서가 ‘돌파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에 답장을 쓴 적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