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철강재에 대한 세이프가드(safeguard·긴급수입제한) 최종 조치 결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 한국에 대해선 11개 품목에 대해 국별 쿼터가 설정됐다.
EU는 지난해 3월부터 철강재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 같은해 7월부터 잠정 조치를 발효해왔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EU 집행위원회가 철강 세이프가드 조사 결과 및 최종 조치 계획을 WTO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관련국들과의 협의를 거쳐 다음달 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1년 차엔 쿼터 총량이 2015~2017년 평균 수입물량의 105%로 설정되며 이후 연도별로 5%씩 증량된다. 수입점유율이 5%를 넘는 주요국에는 연 단위로 운영되는 국별 쿼터를 적용하고 기타 국에 대해선 글로벌 쿼터를 분기별로 운영한다.
한국은 국별 쿼터가 적용되는 주요국에 포함됐다. 냉연, 도금, 전기강판 등 11개 주요 수출 품목에서 국별 쿼터가 설정된다. 이는 지리적 거리로 인해 글로벌 쿼터보단 국별 쿼터를 선호한다며 한국 정부가 EU 측에 전달한 입장이 관철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기존 수출 물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EU는 미국의 철강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로 인해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던 철강 제품이 유럽으로 유입될 경우 역내 철강 산업에 피해를 미칠 것을 우려해 지난해 3월26일부터 세이프가드 조사를 개시했다. 이후 EU는 예비 판정을 내려 같은해 7월19일부터 세이프가드 조치를 잠정 발효했다. 23개 품목을 대상으로 최근 수입 물량을 기반으로 산정한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는 다음달 3일까지 유효하다.
그러나 잠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2015~2017년 평균 수출 물량의 100% 수준까지 무관세 수출이 허용돼 대(對) EU 수출은 차질없이 진행됐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잠정 조치가 발효되기 시작한 지난해 7~11월 EU로의 철강 수출은 1년 전 대비 0.8% 증가했다. 같은해 1~11월 누계로 보면 증가 폭은 8.6%다.
한편 정부는 국내 철강업계와 민관 대책 회의를 열어 이번 조치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대응계획 등을 논의했다. 회의는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주재로 이뤄졌으며 포스코, 현대제철 등 11개 철강사와 철강협회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보상 협의 등 WTO 협정상 보장된 권리를 적극 행사해 나갈 계획”이라며 “EU의 TRQ 운영 과정에서 대 EU 수출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경우 즉각 EU 측과 협의해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U는 한국이 세계에서 4번째로 철강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수출 물량은 지난 2013년 155만t에서 매년 늘어 2017년 330만t까지 증가했다. 이는 29억달러 규모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