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빠다/이성규 지음/232쪽·1만2000원·한국표준협회미디어
현직 기자이자 두 딸의 아빠인 저자는 굵은 척수 주사를 맞으며 아파하고 고열에 의식을 잃은 채 구급차에 실려 가는 인영이를 보며 가슴을 친다. 사이사이 행복한 순간도 찾아온다. 태권도를 하고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도 타며 인영이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 터질 것 같은 기쁨을 느낀다. 백혈병과 싸우는 인영이와 가족의 고군분투를 생생하게 정리하는 한편 항암치료 날짜와 무균 병동 병상이 나오는 날이 열흘이나 차이 나는 등 공급자 위주로 돌아가는 의료 현실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일이 먼저였던 아빠가 가족의 소중함과 나중이 아닌 현재에 집중하는 삶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깨달았음을 고백한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깊이 와 닿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