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양승태 前대법원장 11일 소환
모든 창문에 커튼 쳐진 자택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경기 성남시 자택의 모든 창문이 굳게 닫힌 채 커튼이 쳐져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수사 이후 지인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11일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한다고 밝혔다. 성남=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은 지난해 6월 1일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 놀이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판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같은 달 18일부터 7개월 가까이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재판 개입 의혹 등을 수사한 검찰의 결론은 그의 입장과는 큰 차이가 난다.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에게 11일 오전 9시 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은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 개입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상당수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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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입 등을 위해 당시 청와대의 협조를 끌어내고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법외노조화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상고법원 추진에 반대한 현직 판사를 사찰한 뒤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것도 양 전 대법원장의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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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조사할 범위가 방대한 만큼 한 차례 조사가 아니라 몇 차례 추가 조사까지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분량 자체가 물리적으로 하루에 끝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직 대법원장의 검찰 조사가 사상 처음이어서 적절한 예우를 고민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박병대(62) 고영한(64) 두 전직 대법관이 조사를 받았던 서울중앙지검 15층 조사실에서 조사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조사받았던 1001호와 달리 15층 조사실에는 응급용 침대 등은 없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