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면 미세먼지 문제가 악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연구원과 국립산림과학원이 주최한 ‘미세먼지 대응 도시숲 그린인프라 토론회’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시 그린벨트를 해제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서울을 둘러싼 그린벨트를 해제할 경우 지면 특성이 바뀌어 열섬효과 약화와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에 따르면 그린벨트 개발에 따라 도시숲이 줄어들면 지면의 지표 특성(거칠기, 온도, 증발산)이 변화한다. 이는 인접지역 바람 흐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풍속 저하는 오후 6시부터 9시 사이에 뚜렷하게 나타났다. 풍속 저하가 서울시내 저녁시간 대기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현재 관악산과 북한산 인근 도시림이 야간에 도시로 공기를 공급해 도심의 오염된 공기를 씻어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산림이 사라지면 유입되는 밤바람이 약화돼 도심 공기가 정체, 야간 대기질이 악화되고 도심의 미세먼지 고농도 사태가 더 자주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개발제한구역과 도시숲은 온실효과도 줄인다고 정 교수는 밝혔다.
정 교수는 “서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늦여름과 초가을에 가장 낮은 값을 보인다. 이는 숲의 광합성 작용과 탄소 흡수로 인한 현상”이라며 “도시림은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또한 저감하는 기능을 한다. 도시 내 탄소순환에서 숲의 역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세먼지를 잘 빨아들이는 나무가 어떤 종인지를 따져보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김원주 서울연구원 박사가 지난해 6~8월 서울숲과 양재 시민의 숲 현장조사를 통해 미세먼지 흡착량을 조사한 결과 양버즘나무, 느티나무, 왕벚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순으로 미세먼지 흡착량이 많았다.
양버즘나무와 느티나무는 잎에 털이 많고 홈이 잘 발달돼있어 다른 활엽수종에 비해 미세먼지 흡착능력이 우수했다.
다만 양버즘나무는 봄철 알러지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느티나무가 가로수로 더 적합하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