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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도약 내년 미련없이 은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깜짝 선언

입력 | 2019-01-07 03:00:00


“글로벌 직판체계 구축으로 세계 제약시장에서 2020년 한국이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 이후 사업이 정점에 오르면 은퇴하겠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62·사진)이 이달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가 정상을 향한 마지막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은퇴를 예고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와 합성의약품 개발, 생산, 유통판매망을 구축하는 1단계 목표를 달성하면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미련 없이 떠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수년 전부터 강연회 등에서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왔지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서 회장은 은퇴 이후 회사의 경영권에 대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아들은 이사회 의장을 맡겨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역할만 맡길 예정”이라며 “은퇴 후엔 잠도 많이 자고 도시어부로 살면서 뭘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기업이 세계 제약 시장에 직접 유통망을 만드는 것은 셀트리온이 처음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미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브라질 등 총 20여 개국에 지사를 세웠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등에도 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서 회장은 “직판체계는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1400조 원의 제약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고속도로를 닦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용 램시마SC의 유럽 허가를 앞두고 있다. 서 회장은 “램시마SC부터는 셀트리온이 구축한 글로벌 직접 판매시스템을 통해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허쥬마’를, 셀트리온제약은 에이즈 치료제 ‘테믹시스’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서 회장은 또 국내에 12만 L, 해외에 24만 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7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주요 사업 전략과 성장 비전을 소개할 계획이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