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서 美의 러 견제 협력 시사… 브라질 군부-남미 주변국 반발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일 현지 SBT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독재를 지원해 (남미) 지역 내 긴장을 크게 증폭시켰다”며 브라질에 미군 주둔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도 이런 의사를 되풀이했다.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4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중남미 13개국 회의에 참석한 아라우주 장관은 “브라질은 미국과 전방위적인 협력 관계를 희망하고 있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3월경 만나 미군기지 설치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브라질에 군 기지를 설치하면 남미에서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주요한 전략 요충지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현재 미국은 콜롬비아와 페루에서 군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10일 베네수엘라에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를 보냈다. 이를 두고 두 나라가 미국을 겨냥해 긴장도를 시험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일 베네수엘라, 쿠바 등을 겨냥해 “미국과 브라질이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서로 협력할 기회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에 미군기지가 설치된다면 이웃 남미 국가들과 군부의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5일 브라질 현지 매체인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군부는 미군기지 설치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브라질 국방부는 이날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과 해당 사항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