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봉 준위-정한민 하사 홍범도함서 한달간 함께 근무… 둘째 아들도 잠수함 근무 예정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1800t)에서 함께 근무하게 된 아버지 정상봉 준위(왼쪽)와 아들 정한민 하사. 부자(父子)가 같은 잠수함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 제공
해군이 1984년 잠수함을 운용하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한 잠수함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와 아들이 탄생했다.
6일 해군에 따르면 ‘첫 부자 잠수함 승조원’이 된 주인공은 지난해 5월 실전 배치된 1800t급 잠수함 홍범도함에서 근무 중인 아버지 정상봉 준위(49)와 아들 정한민 하사(24)다.
아들 정 하사는 4일 아버지가 근무하는 홍범도함에 배치됐다. 보수관(잠수함 기관 분야 담당)으로 근무 중인 아버지는 잠수함 디젤엔진을 담당하는 추기(추진기관)사로 배치된 아들의 분대장이 됐다.
2017년 2월 부사관으로 임관한 정 하사는 잠수함에서 근무하기 위해 잠수함 지원 조건인 수상함 1년 근무를 마치자마자 지난해 6월 잠수함 승조원에 지원했다. 6개월간 교육을 받은 뒤 아버지가 있는 홍범도함에서 임무를 시작한 것. 정 준위는 이달 말까지 홍범도함에서 근무한 뒤 육상 근무로 보직을 옮길 예정이다. 부자가 한 달가량 바닷속에서 함께 근무하는 셈이다.
정 준위는 “아들이 기본에 충실하고, 행동에 앞서 한 번 더 생각하는 신중한 승조원이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하사는 “잠수함에 지원하겠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리니 어렵고 힘든 잠수함 승조원의 길을 스스로 택해 대견스럽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울컥했다”며 “한평생 대한민국 바다를 지켜 온 아버지를 따라 최정예 잠수함 승조원이 돼 영해를 철통같이 수호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군은 정 준위의 둘째 아들로 수상함에서 근무 중인 정수민 중사(23·진급 예정자)도 잠수함 승조원이 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9월 임관한 정 중사는 현재 부산함 음파탐지사(음탐사)로 근무 중이다. 정 중사는 “어릴 때부터 가장 근무환경이 열악한 잠수함을 타며 나라를 지키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며 “저 역시 군인이 된 만큼 가장 어려운 환경을 택해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