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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조국인 대한민국 오라” 공개편지

입력 | 2019-01-07 03:00:00

[北대사 망명 파장]“내 아이와 아내 명문학교서 공부”
사생활까지 공개하며 한국행 호소… 野 “정부-국정원 뭐하고 있나” 비판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사진)가 미국 망명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에게 한국행을 호소하는 공개편지를 썼다.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5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편지에서 “대한민국 헌법에 ‘한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로 이루어졌다’고 돼 있다. 이 말은 북한 전체 주민이 다 한국 주민이라는 뜻”이라면서 “‘나는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공민이다,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가겠다’ 하면 (누구도) 자네의 앞길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서울에서 나와 함께 의기투합하여 우리가 몸담았던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한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이례적으로 본인과 아내, 자녀들의 대학과 대학원 생활까지 공개하며 “애를 한국 명문대에서 학사 과정을 마치게 하고 미국에 석사 과정을 보내도 될 것”이라고도 설득했다. 조 대사대리는 2001년 리광순 씨와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당은 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5일 “북한의 추적이 얼마나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고 그의 신변은 백척간두가 따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국정원에서는 어떤 정보도, 대책도,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통일, 평화 정착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제3국으로 가는 게 안타깝다”며 “정부가 북한만 생각하지 말고 (조 대사대리의 한국행을) 깊이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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