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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민간인 사찰’ 수사에 속도…7일 김태우·8일 한국당 조사

입력 | 2019-01-07 09:41:00

김태우 사흘째 참고인 조사…한국당 “특검 추진은 계속”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도…참고인 진술은 엇갈려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전 청와대 감찰반원 김태우 검찰수사관이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1.3/뉴스1 © News1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하고 있다. 2018.12.27/뉴스1 © News1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연일 강도 높은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7일 김 수사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한편, 8일에는 자유한국당을 대상으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지난 3, 4일 이틀 연속으로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검찰수사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7일 오후에도 김 수사관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 수사관은 비리의혹으로 검찰에 복귀한 뒤 특감반 근무시절의 첩보활동을 폭로하며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는 또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을 통해 특감반 근무시절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윗선의 지시에 따라 첩보를 수집·생산했다고 주장한다.

김 수사관은 3일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공직자에 폭압적으로 휴대폰 감시를 하고, 혐의가 나오지 않으면 사생활까지 털어 감찰하는 걸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자신들(청와대)의 측근에 대한 비리첩보를 보고하면 모두 직무를 유기하는 행태를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 비서관이 감찰 첩보 관련 혐의자가 자신의 고등학교 동문인 걸 알고 그가 직접 전화해 정보를 누설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은 8일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인들이 8일 오전 10시 쯤 서울동부지검에 고발인 조사차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최 의원은 “특검법안 발의는 거의 다 준비된 상황”이라며 “법안 통과를 위해 다른 야당들과 관련 협의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별감찰반 정권실세 사찰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검에 임 실장 등 청와대 인사 4명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임 실장엔 직무유기 혐의, 조 수석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특감반장에 대해선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를 고발장에 담았다.

동부지검은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도 함께 수사 중이다. 한국당은 “환경부가 산하기관 임원들의 동향을 파악해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에 김 전 장관과 박천규 차관, 주대형 전 감사관, 김지연 운영지원과장, 이 전 반장 등 5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서는 4일 전병성 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과 김정주 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장도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전 전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사퇴압박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다”라며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전 본부장은 조사를 마친 뒤 여전히 현 정부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블랙리스트의 희생양이 됐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도 4일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며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관해 내가 공표했던 내용에 걸맞게 나온 것 같아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