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의 페널티킥 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해 열전에 돌입했다. 아시아대륙 최고의 무대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24개 팀들의 각축전이 시작했다. 그런데 개막전부터 나오는 페널티킥(PK)이 승부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7일 오전까지 펼쳐진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4경기 가운데 0-0으로 끝난 B조 시리아-팔레스타인전을 제외한 3경기에서 골이 나왔고, 이 중 2경기에서 페널티킥이 나와 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공식 개막전이었던 6일 A조 UAE와 바레인의 경기에서는 후반 43분 페널티킥 판정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바레인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UAE는 페널티킥을 얻었다. 바레인 모하메드 마르훈의 손에 볼이 맞았다. 애매했다. 앞에 있던 바레인 선수가 헤딩으로 볼을 걷어내기 위해 점프를 해 마르훈의 시야가 가렸다. 그 상황에서 동료가 헤딩에 실패한 뒤 볼은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던 마르훈의 손에 맞았다. 상대 공격수와 몸싸움을 하던 상황에 동료의 헤딩 미스를 예상할 수 없었던 터라 의도성은 전혀 없어보였다. 하지만 심판들은 냉정하게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비디오판독 시스템인 VAR(비디오 부심)이 있었다면 확인절차를 거쳐볼 수도 있었겠지만 AFC는 대회 8강전부터 VAR을 가동한다. 바레인은 억울할 만했다. 결국 승점3을 따낼 소중한 기회를 놓쳐 1점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같은 날 펼쳐진 A조 다른 경기였던 태국-인도전도 PK가 승부에 크게 작용했다. 전반 26분께 인도는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다. 인도의 아시케 쿠루니얀이 슈팅한 볼이 태국 골키퍼의 몸을 맞고 바로 앞에 있던 수비수의 팔에 맞았다. 근거리이긴 했지만 태국 수비수 팔의 동작이 부자연스러웠다. 주심은 곧바로 PK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선제골을 잡아낸 인도는 이후 실점 만회에 나선 태국을 상대로 골을 몰아쳐 4-1로 대승을 거뒀다. 또 하나의 이변이었다.
대회 초반이라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페널티킥이 연속 나오는 이유가 있는 듯하다. AFC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6심제를 가동하고 있다. VAR을 실시하지 않지만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매 경기 6명의 심판을 배치하고 있다. 그만큼 보는 눈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수비수들은 페널티 에어리어 내에서 수비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두바이(UAE)|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