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사진제공|KT 위즈
‘한국판 이도류?’
프로 2년차에 접어든 강백호(20·KT 위즈)가 투타 겸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구단에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팬들이 원한다면 과감한 시도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는 오타니 쇼헤이(25·LA 에인절스) 열풍이었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시절부터 투타 겸업을 했던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를 유지했다. 단지 가끔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아닌,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타석에도 들어서는 방식이었다. 비록 부상 탓에 일찌감치 접었지만, 투수로 10경기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으며 타자로 104경기에서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는 강백호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서울고 시절부터 투타 모두 재능을 드러냈지만 김진욱 당시 감독은 “부상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타자에만 전념케 했다. 타자로는 29홈런을 치며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지었다.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비공식 경기인 올스타전에서 1이닝을 책임지며 최고구속 150㎞의 속구를 뿌렸다.
최근 이강철 감독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강백호의 투타 겸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화제를 낳았다. 한국판 오타니의 탄생인 걸까?
이강철 감독은 7일 이숭용 단장과 함께 스포츠동아를 찾아 구단의 여러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강백호의 투타겸업 이야기도 나왔다. 이강철 감독은 “아직 스프링캠프까지도 시간이 남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는 전제를 단 뒤 “결국 팬들이 원한다면 과감히 시도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강백호는 서울고 3학년이던 2017년 제28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표팀에 발탁됐다. 당시 대표팀은 두산 베어스 퓨처스팀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이때 이 감독이 두산 2군 감독이었다.
당시 강백호를 지켜봤던 이강철 감독도 “마운드에 올라 강속구를 뿌리더니 곧장 또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고 회상했다.
물론 오타니처럼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한다거나, 고정적인 불펜 자원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강백호에게 아직 공식적인 지시나 교감이 없었고, 타자로 몸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점수 차가 넉넉히 벌어진 상황이라면 팬서비스 차원의 등판은 고려해볼 만하다는 의미다.
KT는 막내 구단이라는 핸디캡을 안고도 다양한 마케팅으로 팬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강백호가 2019시즌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이슈가 된다. 이강철 감독이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