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은 자신의 사단과 함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벤투는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세루지우 코스타(46·포르투갈)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39·포르투갈)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36·포르투갈) GK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46·포르투갈) 피지컬 코치 등과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사정을 잘 아는 마이클 김(46)과 최태욱(38) 코치가 합류했다.
흥미로운 점은 벤투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거의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감독이 경기 종료 전후 인터뷰, 대표팀 명단 발표를 위한 인터뷰 등 공식적인 자리가 있으면 코치들이 전원 참석한다. 감독의 생각을 공유하는 차원이다. 훈련장에서도 비슷하다. 각자가 맡은 분야가 있어 훈련 시에는 떨어져 있지만 훈련 시작 이전과 훈련 종류 직후 한데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팀을 한 방향으로 끌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며 다양한 의사를 주고받고 있다.
이러한 장면은 실전 경기가 펼쳐지는 경기장에서도 비슷하다. 코치들은 대부분 벤치에 착석한다. 벤투 감독은 작전지시가 가능한 구역으로 나와 서서 경기를 관전하다. 그런데 벤투 감독은 어떤 상황이 연출될 때마다 뒤로 돌아 코치들과 의견을 나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의견을 교환한 뒤 전반전이 끝나고 라커룸으로 돌아가 선수들에게 하나로 정리된 코칭스태프의 생각을 전달한다. 또한 수시로 대화하면서 필요한 영상을 재빠르게 편집해 선수들에게 라커룸에서 보여주면서 좀 더 나은 후반전을 위한 준비도 한다.
그들의 회의는 숙소나 사무실에서도 계속된다. 대표팀 소집이 없으면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차려진 사무실에 모여 끊임없이 이야기를 한다. 딱딱한 회의라기보다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라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말이다. 대화의 주제는 오로지 축구다. 대표팀이 소집된 이후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숙소에서 늦은 시간까지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커피나 다과를 가져다 놓고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대표팀을 이끌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나눈다. 대표팀은 전지훈련과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지난해부터 UAE에서 체류하고 있다. 대표팀 숙소에서도 늦은 회의는 계속됐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추가 설명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일을 하면서 절대로 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음주다. 대표팀 훈련이나 일정이 없을 때는 간혹 와인을 한잔씩 나누기도 한단다. 하지만 일이 시작되면 일절 술을 입에 가져가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 직업상 식사하며 가볍게 맥주나 와인을 한잔씩 기울일 만도 하지만 벤투 감독 부임 이후 그런 일은 아직 한 번도 없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얘기였다. 대한축구협회 한 고위관계자는 “그들은 오로지 축구밖에 모르는 것처럼 일하는 스타일이다”라며 벤투 사단의 열정에 혀를 내둘렀다.
두바이(UAE)|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