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일본 미에(三重)현 공업단지 인근에서 브라질 국적의 소녀(당시 6세)가 학대를 당한 흔적을 가지고 숨진 채 발견됐다. 소녀는 같은 해 봄 현지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브라질인 어머니가 “브라질인 학교로 전학시키겠다”며 학교에 ‘제적’을 요청했다. 불과 1개월 전 일이었다.
만일 이 소녀의 국적이 일본이었다면 초등학교는 먼저 앞으로 옮길 학교를 확인하고 전학 직전까지 학적을 유지해 교육의 기회를 이어준다. 하지만 외국 국적의 아이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행정기관에서는 전학할 학교를 확인할 의무가 없었고 학교도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소녀는 ‘취학불명’인 상태의 사각지대에서 어머니와 동거하던 남성의 학대 끝에 무참한 모습으로 발견돼야 했다.
일본에 주민등록을 둔 초·중학교 취학연령의 외국적 자녀들 중 적어도 약 20%인 1만 6000명이 학교에 다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취학불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7일 보도했다. 신문은 의무교육 연령대의 외국인 자녀가 많은 상위 100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2개월간 자체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외국적 아이들의 취학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대부분의 지자체는 “외국적의 경우 일본인과 달리 자녀를 초중학교에 보낼 의무가 없으므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외국인 생산직 노동자에 문호를 여는 법안을 사상 처음으로 통과시켰다. 2019년부터 향후 5년간 34만명대의 외국인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신문은 “외국인 자녀가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이들에 대한 교육대책은 지방자치단체에 떠맡겨져 있어 문제”라며 “미취학인 채 방치된 아이들이 없도록 외국인노동자 자녀에 대한 교육문제에 국가가 나서 지표를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