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전에 개인훈련 러시
윤석민-이용규 등 오키나와행… 송광민-양성우는 필리핀으로
팀별 스프링캠프가 다음 달 1일 공식적으로 열리는 가운데 2019시즌 성공을 향한 선수들의 몸만들기 전쟁이 한창이다. 차갑거나 따뜻한 연말을 보낸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국내 헬스장, 혹은 해외의 따뜻한 곳에 개인 훈련장을 차리며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2015년 국내 복귀 후 어깨 부상 여파로 수년 동안 KIA 팬들을 애태운 윤석민(33)은 7일 류현진(32·LA 다저스)과 함께 개인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2014시즌 이후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재기 확률 7%’를 뚫고 메이저리그에서 재기한 류현진에게 부활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한 것이다. 류현진의 부활을 도운 뒤 올해부터 ‘류현진 전담’이 된 김용일 트레이너 코치(53)도 함께한다. 최근 대폭 삭감된 연봉계약서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진 윤석민이 옛 명성을 되찾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몸만들기 경쟁’은 차디찬 겨울을 맞고 있는 자유계약선수(FA)라고 예외는 아니다. 원 소속팀 한화와 줄다리기 협상을 하고 있는 이용규(34)도 6일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협상은 에이전트에게 일임하고 일찌감치 몸을 만들어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마찬가지로 한화와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고 있는 송광민(36)도 5일 팀 동료 양성우(30)와 함께 필리핀 클라크로 떠났다.
FA 시장 규모가 커지고 해외 야구를 경험하고 온 선수들의 몸 관리 노하우가 퍼지며 비시즌 몸만들기는 선수들 사이에 어느덧 ‘필수 코스’가 됐다. FA 시장서 100억 원대 대박 계약을 안은 선수들이 늘며 ‘땀=대박’이라는 인식이 선수들 사이에 각인됐기 때문. 2018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LG 채은성(29)은 “(2018시즌 전 빅리그에서 복귀한) 김현수와 비시즌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여름에 지치지 않는 노하우를 터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치열한 몸만들기 시장에서 추위가 매서운 국내보다 훈련하기 좋은 따뜻한 곳을 찾아 나서는 선수도 느는 추세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은 후배 등을 데리고 함께 나서며 노하우를 전수하거나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SK 최항(25)은 팀원이자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친형 최정(32)의 특별관리하에 주전급으로 성장하고 있다. 형제는 5일 어김없이 오키나와로 나란히 출국했다.
이들의 행보에 각 구단들도 함박웃음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비시즌’이기에 간섭할 부분이 아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땀을 쏟고 그 과정에서 후배를 챙기는 모습 자체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