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8일 아시안컵 D조 첫판… FIFA 랭킹-선수 개인기 열세 “득점보다 무실점 경기 중요하다” 수비 다진 뒤 빠른 역습 집중훈련 작년 U-23대회 중동팀 연파 경험
VN익스프레스 제공
베트남 언론 징은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앞둔 베트남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2017년 10월 박항서 감독(60·사진)이 베트남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준우승), 아시아경기(4강), 스즈키컵(우승)에서 연달아 좋은 성과를 거둔 베트남의 축구 열기는 뜨겁다.
4일 베트남 A대표팀이 UAE 아부다비에 도착했을 때는 베트남 팬 30여 명이 공항에 모여 생일 축하곡을 부르기도 했다. 이날이 박 감독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언론 VN익스프레스는 “결전지에 도착한 대표팀에 많은 박수와 응원이 쏟아졌다. 팬들은 대표팀의 좋은 성적과 함께 박 감독의 성공을 기원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이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라크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D조에서는 아시안컵 3회 우승의 이란이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베트남과 이라크가 2위 자리를 놓고 다툰다. 각조 1, 2위와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박 감독은 현지 훈련을 통해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예고했다. 미드필더 아흐메드 야신 등 선수들의 개인기가 뛰어난 이라크를 상대로 맞불을 놓기보다는 안정적인 수비로 실점을 최소화한 뒤 응우옌꽝하이 등 발 빠른 공격수들로 반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이라크가 88위, 베트남이 100위다. VN익스프레스는 “박 감독이 실시한 훈련 중 3분의 1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훈련이었다”고 보도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상대에게 먼저 달려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클린 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중동 팀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가 이끄는 베트남은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이라크와 카타르를 각각 8강과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꺾은 경험이 있다. 당시 23세 이하 대표팀에 있던 응우옌꽝하이 등이 현재 A대표팀에서 활약 중이다.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은 한국, 일본 등에는 약한 징크스가 있어도 중동 팀을 상대로는 강한 모습을 보인다. 강한 중원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이라크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