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조연상 이어 여우주연상… 아시아계 첫 공동진행도 맡아 남우주연상 수상한 라미 말렉 “스릴 경험하게 해준 퀸에 감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6일(현지 시간) 열린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공동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앤디 샘버그(왼쪽)와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샌드라 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이날 코미디언 앤디 샘버그와 함께 사회를 맡은 샌드라 오는 시상식을 시작하며 “무대에 서는 것이 두려웠지만, 여러분과 만나고 변화의 순간을 목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변화란 ‘블랙팬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블랙클랜스맨’ 등 유색인 연출자와 배우가 대거 참여한 작품이 여러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것을 말한다.
그가 언급한 변화의 순간은 곧바로 현실이 됐다.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샌드라 오가 호명되자 아버지 오준수 씨가 기립박수를 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샌드라 오는 감격한 듯 “오 아버지!”라고 외치며 제작진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이 자리에 와 계신 어머니 아버지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어로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시아계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1981년 NBC ‘쇼군’의 배우 요코 시마다 이후 38년 만이다.
록 밴드 ‘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화-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프로듀서 그레이엄 킹은 “진정한 자아를 받아들인 모든 사람의 용기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배우 라미 말렉은 “너무 감동해서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다”며 “평생 기억할 만한 스릴을 경험하게 해준 머큐리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시상식에서 퀸의 브라이언 메이도 말렉의 옆자리에 앉았다. 일각에서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성폭력 혐의로 하차한 ‘보헤미안…’의 수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