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클래식 공연 하이라이트
화제를 모은 앨범과 같은 프로그램을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선보이는 예술가들.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위쪽 사진),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 첼리스트 장기엔 케라스(아래쪽 사진 왼쪽부터). 동아일보DB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의 공연은 부제가 ‘전쟁과 평화 속에서(In war and peace)’다. 2016년 발매한 앨범 제목과 같다. 헨델과 퍼셀 등의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 가운데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는 곡들을 실었다.
음반을 통해 전해지는 디도나토의 음성은 어떤 음높이에서나 균질하다. 물감이 캔버스를 뚫고 나오는 듯한 분노와 비탄의 표현이 경이롭다. 이 음반은 2017년 영국 그라머폰상 리사이틀부문과 독일 에코상을 수상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지휘계의 젊은 스타 구스타보 두다멜이 자신이 음악 감독으로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을 이끌고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다. 2009년 두다멜의 취임기념 연주회와 같은 말러 교향곡 1번이 메인 프로그램이다. 당시 실황은 같은 해 DG 레이블의 음반으로 발매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새로운 진경(珍景)보다 광대한 여유로움이 느껴지며, 단기간에 악단을 깊숙이 장악했음을 느끼게 한다. 콘서트에서는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미국 작곡가 존 애덤스의 신작 협주곡 ‘Must the devil have all good tunes?’를 협연한다.
5월 24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는 첼리스트 장기엔 케라스가 C P E 바흐의 협주곡들을 레조난츠 앙상블과 협연한다. 같은 내용의 음반은 2018년 출반돼 프랑스의 황금 디아파종 상을 수상했다. 바로크 시대보다 감정적, 형식적으로 깊고 복잡해진 첼로협주곡을 붙들고 현대에 요구되지 않는 난기교까지 깔끔하게 소화해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아름다운 라인과 그윽한 음향으로 즐기듯이 연주했다”고 칭송했다.
6월 24, 25일에는 피셰르 이반 지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가 내한 연주를 갖는다. 조성진이 협연할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24일 롯데콘서트홀)과 1번(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음반이 나와 있지 않다. 메인곡인 베토벤 교향곡 7번(24일)과 브람스 교향곡 1번(25일)은 채널 클래식스 레이블로 각각 2008, 2009년 출반됐다. 베토벤 교향곡 7번은 이 악단의 실내악적인 정밀함에 더해 피셰르에게서 아쉬웠던 남성적 다이내믹까지 한껏 만끽할 수 있다. 브람스의 교향곡은 현을 날렵하게 끌고 가 덜 영웅적인 대신 한층 전원적이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