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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집 팔아도, 1주택자 된 후 2년 넘어야 양도세 안낸다

입력 | 2019-01-08 03:00:00

[세법 시행령 개정안]비과세 요건 엄격히 해 갭투자 차단




2021년부터는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다른 주택을 처분한 뒤 1주택자가 된 시점부터 2년간 집을 더 보유해야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현재는 다주택자가 다른 집을 처분하고 남은 마지막 주택의 보유 기간이 과거 시기를 포함해 2년 이상이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임대주택사업자는 본인이 2년 이상 거주한 집을 팔면 횟수 제한 없이 양도세가 비과세되지만 다음 달부터는 평생 한 번만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 달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개정된 세법과 9·13 부동산대책의 후속 조치로 다주택자와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다.

○ 양도세 혜택 줄여 ‘갭 투자’ 제한

지금은 과거 집을 많이 가졌어도 보유주택을 처분한 뒤 마지막 남은 1채의 총 소유기간이 2년만 되면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1월 집을 2채 산 사람이 지난해 6월 1채를 매각한 뒤 지금 남은 1채를 판다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1주택자가 된 시점부터 새로 보유기간을 따진다. 정부는 시장에 줄 충격을 감안해 2년 동안 유예기간을 둔 뒤 2021년 1월부터 새 비과세 규정을 적용한다. 양도세를 감면받으려면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 말까지 집을 처분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시장에 나오는 다주택자 보유 주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놓는 ‘갭 투자’용 주택부터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집값 상승 기대가 큰 서울 강남 등지에서 다주택자 보유 물량이 시장에 나올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 임대료 인상률 5% 이하라야 월세공제

임대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주택임대사업자가 자신이 실제 거주하는 집을 팔 때 받던 양도세 비과세 혜택 요건도 까다로워진다. 지금은 임대사업자 본인이 2년 이상 거주한 집을 팔면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주택을 여러 번 사고팔아도 ‘2년 실거주’ 요건만 충족하면 횟수와 상관없이 양도세가 면제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처음 한 번 팔 때만 양도세를 면제받는다. 임대사업자 비과세 혜택을 노려 본인 거주 주택을 2년에 한 번씩 바꿔가며 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집주인이 임대료를 함부로 높이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지금은 4년 이상 장기임대주택 사업자는 종합부동산세 비과세, 양도세 중과 배제, 임대료에 대한 소득세 세액 감면 등의 혜택을 받는다. 앞으로는 월세나 또는 임대보증금의 연간 증가율이 5% 이하인 경우에만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행령이 시행된 뒤 임대차계약을 새로 하거나 갱신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반면 세입자들이 내는 월세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은 더 늘어난다. 기존에는 연간 급여가 7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근로자가 전용 85m² 이하 주택에서 살 때만 월세의 10%를 공제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전용 85m² 이하 혹은 기준시가 3억 원 이하이면 월세 세액 공제 혜택을 받는다. 지방에서 평수는 크지만 값은 싼 주택에 월세로 사는 세입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 종부세 부과 시 주택 수 계산 기준 신설

종합부동산세 부과 시 주택 수를 산정하는 방식도 명문화됐다. 올해부터는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과 세종시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종합부동산세를 낼 때 작년보다 0.1∼1.2%포인트 높은 0.6∼3.2% 세율을 적용받는다.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이 다르다.

이에 따라 부부 등이 공동 소유한 주택은 공동명의인 각자가 1채씩 소유한 것으로 간주한다. 상속으로 공동 소유하게 된 주택에는 매년 6월 1일 기준 각 소유자의 지분을 감안하도록 했다. 즉 지분이 20% 이하이고, 이 지분에 해당하는 공시가격이 3억 원 이하이면 종부세 대상 주택 수 계산에 포함하지 않도록 예외를 뒀다. 다만 공시가격 총액을 계산할 때는 상속 주택이라도 지분만큼의 금액을 공시가에 포함한다.

다가구주택은 여러 가구가 거주하더라도 분할 등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를 하나의 주택으로 본다. 다세대주택은 세대별로 구분 등기된 각각의 주택을 1주택으로 간주한다. 그동안 종부세 납부 시 공제 혜택을 많이 받으려고 부부 중 1명이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공동명의로 전환하거나, 다세대주택을 다가구주택으로 바꿔 세율을 낮추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