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美中 무역협상]美-中 차관급 실무협상 돌입
제프리 게리시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오른쪽)가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과의 차관급 무역 협상을 마치고 팀원들과 숙소인 웨스틴호텔을 나서고 있다. 이날 미국과 중국이 새해 첫 대면 무역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두 달도 남지 않은 무역 갈등 휴전 시한(3월 1일)을 앞두고 이번 협상이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베이징=AP 뉴시스
○ “중국이 해결 원한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자신감
반면 중국 지도부는 ‘기술 강제 이전’ 등 미국의 핵심 요구에 “근거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은 최근 미국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는 외국 기업의 기술 이전을 강제하는 국가 정책이 없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기술을 자본처럼 투자해 수익을 얻었다면 그 기술은 투자 요소이기에 이를 강제 이전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인식 차이가 큰 만큼 향후 두 달 안에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7일 “중국이 백기를 들고 싶다면 일찌감치 들었고 미국의 관세 부과에 결연한 보복 행동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역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중국 화웨이도 이날 데이터센터용 등 자체 상표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려는 중국의 전략으로 풀이했다.
○ 까다로운 7대 협상 과제
블룸버그는 이번 협상의 7대 핵심 사안으로 △지식재산권 △화웨이와 5세대(G) △중국제조 2025 △에너지 △농산물 수입 △자동차 관세 △은행 시장 개방을 꼽았다.
이 외에 남중국해, 북한, 대만 등 양국 간 정치 외교 현안들이 보이지 않는 협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 군함이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며 “미 군함에 즉시 떠나라고 경고했다”고 날을 세웠다. 투신취안(屠新泉) 대외경제무역대 교수는 “이번 협상은 기술적인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자리”라며 “관세 문제 최종 타결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왕 부주석은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중 무역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도 이달 중 방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회동하여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