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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 없이 100세 시대를”… ‘줄기세포 재생의학’ 주목

입력 | 2019-01-09 03:00:00

퇴행성관절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연골재생학회(ICRS)에서 강남 연세사랑병원 서동석 원장이 줄기세포 임상연구 발표를 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손상된 무릎 치료는 금속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수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식한 인공관절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15∼20년 정도. 반면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 70세가 돼서는 다시 수술을 해야 한다.

의료계는 환자에게 부담이 되는 인공관절 재수술을 늦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무릎관절을 보존하기 위한 치료법으로 ‘줄기세포 재생의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줄기세포 치료, 제한적 의료기술 선정

보건복지부는 작년 5월 ‘근골격계 질환에서의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술’을 ‘제한적 의료기술’로 선정했다. 2021년 4월 30일까지 만 3년간 시행되는 제한적 의료기술은 퇴행성관절염 환자와 반월상 연골판 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조직재생과 통증을 줄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줄기세포 주사를 사용할 경우 180만 원의 기존 줄기세포 치료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세계적으로 재생의학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국제연골재생학회(ICRS·International Cartilage Repair Society)’의 ‘포커스 미팅(Focus Meeting)’이 지난달 13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렸다. 재생의학계 리더들이 토론과 연구결과들을 발표했다.

국제연골재생학회는 매년 전 세계 연골 재생의학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정식 학술대회 외에도 재생의학 분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석학들만 따로 초청하는 포커스 미팅도 개최한다. 작년 4월에는 중국 마카오에서, 12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후마니타스(Humanitas) 대학에서 포커스 미팅이 열렸다. 특히 최근 열린 학회는 ‘I‘m NOT ready for metal(나는 아직 금속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를 슬로건으로 열띤 토론과 발표가 이어졌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의 대표적인 치료법이었던 금속재질의 인공관절 수술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또 인공관절 수술의 대안으로 줄기세포 재생의학을 통한 보존적 치료로 퇴행성관절염을 정복하기 위한 석학들의 임상연구 발표가 주를 이뤘다.


한국에선 고용곤 병원장, 하철원 교수 초청받아

포커스 미팅에는 줄기세포 연구를 선도하는 이탈리아, 독일, 미국, 프랑스, 일본, 한국 등 약 80여 명의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석학들만 초청받았다.

아시아에서는 고용곤 강남연세사랑병원 병원장과 하철원 삼성서울병원 교수, 세계 줄기세포 연구의 명문으로 꼽히는 일본 도쿄 치의학대학의 이치로 세키야 교수, 일본 오사카대학의 노리마사 나카무라 교수 등 총 4명의 의학자가 초청됐다. 이치로 세키야 교수는 줄기세포와 관련한 대표적인 학술지 ‘Stem Cells’의 편집자를 역임했다. 노리마사 나카무라 교수는 오사카 보건과학대학 스포츠 의학 연구소 교수이자 오사카 대학의 첨단 의공학, 정보학 센터 교수다.


고 원장, 아시아 최초 포커스미팅 2회 초청

고 원장은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포커스 미팅에 2번째로 초청받았다. 고 원장은 2013년에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포커스 미팅에 초청받아 줄기세포 임상연구를 발표하며 주목 받았다. 주로 대학병원의 교수가 초청되는 포커스미팅에 단일병원의 병원장이 초청을 받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고 원장은 평소 꾸준한 연구 활동을 통해 SCI급 학술지에 ‘관절 줄기세포’ 논문만 세계 최다 건수인 20편을 등재했다. 또 일본 히로시마 대학병원,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 리졸리 연구센터, 중국 하이난 의과대학 제1병원 등 세계 굴지의 의료기관들과 줄기세포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재생의학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술의 국내 유일 실시기관으로 줄기세포 치료에 앞장서고 있는 강남 연세사랑병원의 줄기세포 연구팀 서동석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포커스 미팅에서 ‘Adipose-Derived Stem Cell Therapy for Osteoarthritis (퇴행성관절염에서의 지방 유래 줄기세포 치료)’를 주제로 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고 원장은 “재생의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 영광이다”며 “앞으로도 연구에 온 힘을 쏟아 줄기세포 치료의 대표적인 의료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