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스포츠동아DB
국가대표의 요람, 진천국가대표 선수촌장 선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20도쿄올림픽 개막이 한 해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임기만료(2년·1월 말 종료)를 한 달여 앞두고 퇴진한 이재근 전 선수촌장의 후임에 어떤 인사가 선임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는 8일 모처에서 오찬 형태의 인사추천위원회를 진행해 최종 후보를 추렸다. 이번이 세 번째 모임으로 체육회는 “비공개 행사여서 단일 후보인지, 또 복수 후보인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명단이 공개되지 않은 인사추천위는 체육회 고문 및 원로, 각계각층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됐다. 체육회는 인사추천위의 추천 후보에 대해 이기흥 회장이 선임을 결정하면 15일 이사회 동의를 거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회장은 “후보만 11명”이라고 밝혔지만 체육계는 여전히 김성한 전 감독이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활동을 도운 친 정부 인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신 단장에 대해서도 본인 의지와 별개로 보이지 않는 입김이 작용한다는 소문이 있다.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KIA 시절, 선수 구타로 구설에 올랐던 김성한 전 감독이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라는 사실만으로 분위기가 격앙돼 있다. 체육계는 최근 선수폭력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여자국가대표 심석희를 조재범 코치가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이 회장은 “체육계 폭력을 반드시 근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김성한 전 감독의 선임은 넌센스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요즘 체육회의 핵심 화두는 인적쇄신이다. 그러나 많은 체육인들은 인사파문, 골프 로비 등에 얽힌 이 회장부터 쇄신 대상으로 평가한다. 이렇듯 자신을 둘러싼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 회장이 친 정부 인사를 선수촌장에 앉힐 수 있다고 경계하는 것이다.
선수촌장은 체육행정 능력과 국가대표들의 경기력 향상을 동시에 꾀해야 할 아주 중요한 자리다. 전문성과 도덕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체육계의 모든 시선이 선수촌장 선임에 집중돼 있으나 체육회는 최선의 인물을 사무총장으로 선임해야 할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엘리트 체육의 위기 속에서 한국체육은 아주 중대한 기로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