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대법원 승소 판결을 토대로 신일철주금의 주식 재산에 신청한 압류 조치를 법원이 처음 받아들였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3일 이춘식(99)씨 외 1명이 신일철주금 소유 ‘포스코-니폰스틸 RHF 합작 법인(PNR)’ 주식에 대한 압류 신청을 수용했다.
PNR은 신일철주금과 포스코가 합작해 세운 회사로, 신일철주금은 해당 회사 주식 지분 약 30%에 해당하는 약 234만주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송대리인단은 “신일철주금과 협의할 여지를 남겨놓기 위해서 압류명령 신청과 함께 이뤄지는 매각명령 신청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며 “압류를 통한 자산 보전은 이뤄졌으나, 현금화 절차까지 나아가지 않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일철주금이 계속 피해자 측과 협의하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의 대리인은 압류된 주식에 대한 매각명령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면서 “신일철주금에게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를 위해 신속히 협의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신일철주금은 법원 결정에 불복할 경우 즉시항고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소송대리인단 소속 임재성 변호사는 “즉시항고 한다고 압류가 깨지는 것이 아니다”며 “즉시항고로 다툴 수는 있지만, 압류 과정에서 즉시항고 사유가 적어 법원에서 받아들 여지가 적어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소송대리인단은 지난해 10월30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각 1억원의 위자료 청구권을 인정한 확정 판결을 이행하라며 압류 신청을 제기했다. 당시 대법원은 강제징용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이므로 1965년 한·일 정부 간 청구권협정이 있었더라도 개인별 위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