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비서실장에 노영민 전 주중국 대사가 임명됐다. 노 신임 비서실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다. 정무수석비서관에 발탁된 강기정 전 의원도 대표적인 친문(親文) 인사다. 이번 청와대 개편은 친문 인사를 전진 배치한 친정체제 강화로 압축할 수 있다.
대통령이 자신과 호흡을 맞춰 온 측근들을 참모로 기용하는 것은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1기 청와대의 반성 위에 출범하는 2기 청와대는 폐쇄적인 국정 스타일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먼저 살폈어야 했다. 이번 인선만으로는 통합과 포용의 열린 청와대로 쇄신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이번 개편에서 조국 민정수석은 유임됐다. 조 수석이 사법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라는 이유였지만, 민정수석실에서 불거진 민간인 사찰 등에 대해 총괄적인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계속 버티고 있으면 ‘오기 인사’로 비칠 수 있다.
노 신임 실장은 운동권 출신이면서도 직접 10여 년간 중소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실물경제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우리 경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것이라고 기대할 만한 이유다. 문 대통령은 일부 부처 장관 교체를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개각을 통해서라도 폐쇄적 국정 운영 스타일을 바꾸고 쇄신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