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펜브락 교수팀 실험 결과 정신수양 통해 마음 느긋해져 동기부여 약해지는 부작용 효율성은 높아져 단점도 상쇄, “만능 아니지만 과신도 금물”
일하는 도중 명상을 하면 업무에 대한 의욕이 평균 10% 정도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발표됐다. 마음이 느긋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중력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포르투갈의 카톨리카리스본 경제경영대 앤드루 하펜브락 교수와 미국 미네소타대 캐슬린 보스 교수는 아시아뿐 아니라 서구의 기업들도 앞다투어 임직원들을 위한 명상 시간을 도입하는 것을 보고 의문을 품었다. ‘아무리 좋은 활동이라고 해도 어떻게 100퍼센트 순작용만 있을까. 혹시 부작용도 있지 않을까’라고 의심해 본 것이다. 그래서 간단한 실험을 했다.
두 교수는 실험 참가자를 두 무리로 나누었다. 한 무리에게는 15분간 명상을 시켰고, 다른 한 무리에게는 쉬면서 신문을 읽거나 자기 하고픈 생각을 하게 했다. 그런 다음 양쪽 그룹 모두에게 문서 교정 등의 단순 업무를 맡기면서 얼마나 그 일을 하고 싶은지, 또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상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이들이 한 일의 성과를 채점해 봤더니, 명상을 했든 명상을 하지 않았든 간에 통계적으로 점수 차이 별로 없었다. 같은 실험을 14번 반복해도 성과 수준이 같게 나왔다.
하펜브락 교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명상은 사람을 느긋하게 만든다. 따라서 당장 눈앞에 높인 업무를 꼭 해야 한다는 의욕은 조금 줄어든다. 하지만 동시에 명상은 마음속의 스트레스와 중압감을 덜어주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그래서 같은 일을 해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명상의 부정적 효과(의욕 저하)와 명상의 긍정적 효과(집중력 향상)가 상쇄되고 전체적인 업무 처리 능력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두고, 현재 하고 있는 명상과 요가 활동을 당장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하펜브락 교수는 말했다. 명상은 여러 측면에서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단지 일을 잘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명상이 만능 해결책인 것처럼 과신하지도 말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