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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에어서울, 앞뒤 좌석간격 81.2cm 가장 넓어

입력 | 2019-01-09 03:00:00

국내 저비용항공사 좌석 비교




저비용항공사 진에어가 운영 중인 ‘지니플러스시트(B777-200ER)’의 모습. 일반석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일반석에 비해 시트 피치가 약 16cm 길다. 일반석보다 최대 10여 만 원 비싼 대신 위탁수하물 우선 처리. 기내 편의용품 무료 제공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진에어 제공

한국인이 비행기를 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얼까.

다국적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2014∼2015년 2년 동안 한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가 “넓은 좌석”이라고 응답했다. “다리 뻗는 공간”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23%였다. 그만큼 항공기 좌석의 너비와 앞좌석과 사이의 거리에 민감하다는 의미다.

항공기 좌석의 안락함을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좌석 등받이가 움직이는 각도를 의미하는 시트 리클라인(seat recline)과 앞뒤 좌석 사이의 거리를 의미하는 시트 피치(seat pitch), 엉덩이가 닿는 좌석의 폭은 시트위드스(seat width)라 부른다. 좌석이 뒤로 많이 젖혀질수록, 피치가 길고, 위드가 넓을수록 편안하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좌석 1개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좌석을 항공기에 넣으려 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엔 항공기를 들여올 때의 카탈로그상의 좌석수보다 20∼30석을 더 넣는다. 그러다 보니 좌석 간격과 너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내 LCC들은 어떤 스펙의 좌석을 쓰고 있을까. 국내 LCC의 주력 기종은 보잉사의 B737-800과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A321-200 모델이다. 본보가 국내 LCC들의 좌석 스펙을 조사한 결과 에어버스 항공기(A321-200, A320-200)를 운영하고 있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일반 좌석의 평균 시트 피치는 약 32인치(81.2cm)였다. 하지만 같은 기종이라고 해도 좌석 수에 따라 피치 길이에 차이가 났다. 예컨대 에어서울은 총 7대의 A321-200을 운영하고 있는데 좌석이 200석 미만인 6대는 시트 피치가 32인치였지만 220석을 보유한 1대는 29인치(73.6cm)였다. 어떤 기종이 걸리느냐에 따라 ‘복불복’인 셈이다.

B737-800을 운영하는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는 일반석의 평균 피치가 29∼30인치(73.∼76.2cm)였다. 진에어의 대형기인 B777-200ER의 경우엔 피치가 31인치(78.7cm)였다. 같은 일반석이라도 항공기가 직사각형이 아닌 원통형이기 때문에 좌석 위치에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이 또한 복불복이다.

2015년 한국인 인체지수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0대의 앉은엉덩이무릎수평길이(엉덩이 뒷부분을 수직판 표면에 접촉시킨 상태에서 수직판에서 무릎까지의 수평 거리)는 56.1cm였다. 41∼60세의 경우엔 54.4cm였다. LCC 일반석에 앉았을 경우엔 앞좌석과 무릎 사이에 15∼20cm의 공간이 남는 셈이다. 하지만 항공기 좌석 뒤에 항공기 안내 책자나 면세품 책자 등을 비치해 놓고 있어 실제로는 팔뚝 하나가 들어갈 만한 정도의 공간만 나온다.

국내 LCC 좌석의 평균 시트 위드는 17∼18인치(43.2∼45.7cm)였다. 한국인의 평균 엉덩이 너비(앉은 상태에서)는 35.7cm다. 다만 시트 위드는 좌석의 양쪽 팔걸이 사이의 길이를 잰 것이기 때문에 옆 사람과 팔이 부딪치거나 팔걸이를 먼저 차지하려는 전쟁은 피할 수 없다. LCC의 평균 시트 리클라인은 약 6도다. 다만 항공기의 비상구 이동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좌석이나 맨 뒷좌석은 뒤로 젖혀지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하지만 일반석에도 명당 좌석이 있다. 바로 비상구 좌석과 맨 앞 열 좌석이다. 상대적으로 일반석보다 피치가 1∼3인치(2.54∼7.6cm) 길다. 국내 LCC들은 비상구와 맨 앞좌석에 대해 추가 운임을 부과하고 있다. 일반석보다 평균 1만∼5만 원 비싸다. 좌석이 넓어 보인다고 막무가내로 가서 앉으려고 하면 안 된다. 에어서울과 진에어는 일부 기종에서 일반석을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 좌석을 운영하고 있다. 피치도 16∼25cm 길고 시트 위드도 더 넓지만 가격이 몇 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항공기 좌석을 뒤로 젖혔을 때 뒷자리 승객이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승무원에게 항의를 하는 승객들이 있다. 하지만 좌석을 젖히는 건 좌석 소유자의 권리라는 게 항공업계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승무원들에게 항의를 해봐야 해결해 줄 수 없다. 한 승무원은 “시트 리클라인은 에티켓의 영역인 것 같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