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앵도호가 취항한 1948년 한국의 수출액은 1900만 달러. 수출대상국도 중국과 일본 등으로 한정돼 있었다. 건어물과 계란, 사과, 배 같은 농수산물과 아연, 흑연, 철광석 같은 광물이 주요 수출품이었다. 1959년 동광 메리야스가 미국으로 스웨터 300장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의류, 신발 같은 공산품이 농수산물을 대체해 갔다. 1980년대에는 경공업 제품이 주요 수출품목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선 반도체, 자동차, 선박 같은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28일 11시 12분 기준으로 올해 수출이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70년 전에 비해 수출이 3만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니 격세지감(隔世之感·몰라보게 변해 아주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1995년 1000만 달러를 수출한 이후 23년, 2011년 5000억 달러를 수출한 이후 7년 만에 일군 쾌거(통쾌하고 장한 행위)다. 연간 수출 60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일곱 번째다.
그러나 내년 공급 과잉(지나침)이 예상되면서 이런 ㉡호황(경기가 좋은 상황)도 끝물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반도체 출하량(생산자가 생산품을 시장으로 내어보낸 양)이 16.3% 줄어들면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줄어듦)했다. 과거 옷이 마른오징어 자리를 차지하면서 수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듯,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위해 반도체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다.
동아일보 2018년 12월 29일자 주성원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① 쳐서 깨뜨려 뚫고 나아감.
② 일정한 기준이나 기록 따위를 지나서 넘어섬.
③ 장애나 어려움 따위를 이겨 냄.
2. ㉡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르세요.
① 반도체 수출량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② 반도체 수출량은 앞으로 줄어들 것이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