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행패 부리다 입건, ‘임세원 사망’ 열흘도 안돼 또 사고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임세원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숨진 뒤 의료진의 안전과 환자의 정신건강 관리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환자가 의사에게 또다시 행패를 부린 일이 벌어졌다.
7일 오후 5시 40분경 광주 모 병원 진료실에서 환자 A 씨(46)가 의사 B 씨(여)에게 “평소와 다르게 약을 처방해줬다. 알약이 2개뿐이다”라며 따졌다. 이어 화를 내더니 욕설을 퍼부었다. B 씨를 때리려는 듯 주먹을 치켜 올렸다가 B 씨 책상에 놓인 진료용 모니터를 내려쳤다. 모니터는 책상에서 떨어져 파손됐다. A 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되레 “병원에서 약으로 환자를 죽이려 한다” “신고를 했는데 왜 빨리 출동하지 않느냐”며 두 차례나 112 신고를 하기도 했다.
봉변을 당한 B 씨는 보안요원을 부르고 112에 신고했다. 보안요원이 A 씨를 밖으로 데려가자 A 씨는 바닥에 주저앉아 고성을 질렀다. 약 30분간의 행패는 출동한 경찰이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며 끝났다. B 씨는 임 교수 사건이 떠올라 두려웠다고 경찰에 호소했다고 한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8일 A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경찰에서 “욱하는 성질을 조절 못해 난폭한 행동을 했다. 잘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상태를 감안해 정신건강보건센터와 함께 상담과 입원 치료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