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주씨 9일 중랑서장 취임 “시민에 필요한건 성별아닌 소방관, 女후배들 당당하게 업무 전념을”
서울소방 47년 역사의 첫 여성 소방서장이 된 이원주 서울소방학교 교육지원과장. 이 과장은 9일 중랑소방서장으로 부임한다. 서울시 제공
“남성, 여성이 아니라 한 사람의 소방관으로서 열심히 봉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성별이 아니라 소방관입니다.”
8일 서울 소방 47년 역사상 첫 여성 소방서장으로 임명된 이원주 서울소방학교 교육지원과장(56)은 후배 여성 소방공무원에게 하는 조언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 과장은 9일부터 중랑소방서장으로 일한다. 이 과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를 소방서장으로 임명하기까지 지휘부 고민이 컸을 것”이라며 “시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까 걱정이다. 어깨가 무겁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1982년 소방공무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 소방관이 됐다. 당시 일선 소방서에 여자 화장실이 따로 없을 정도로 소방은 남성 중심 조직이었다. 그가 서울 소방에 임용됐을 때 여성 선배는 단 1명. 이 과장과 함께 임용된 여성 18명 중 지금까지 4명이 남아 있다. 현재 서울 여성 소방공무원은 전체 소방공무원의 9%인 624명이다.
이 과장은 성동소방서 구급계장, 서초소방서 소방행정과장 등 건축허가, 구급 같은 대민(對民) 업무를 하다 2013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첫 여성 감사팀장이 됐다. 여성 소방공무원 고충상담관을 겸임하며 여성 소방공무원의 고충 해소와 지위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여성 소방공무원의 사기가 진작되고 업무에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최초 여성 소방서장은 2015년 취임해 지난해 퇴직한 원미숙 전 강원 횡성소방서장(60)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