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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검찰 출석 전 대법원에서 대국민 입장 밝힌다

입력 | 2019-01-09 08:03:00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검찰 출석 직전 대법원 앞에서 ‘대국민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 전 대법원장이 공개 석상에 서는 것은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가졌던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오는 11일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대국민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발표 장소가 대법원 청사 안이 될지, 혹은 청사 밖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입장 발표에서 그간 불거졌던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국민에 송구하다는 심정 표명과 함께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농단 사태로 인해 전·현직 후배 법관들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는 상황에 대해 당시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사법부와 법관들에 대한 신뢰를 잃지 말아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판 개입 등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서 지난해 6월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한 바 없고, 법관에 (인사) 불이익을 준 적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의 입장을 밝힌 이후 차량을 타고 검찰청사로 이동해 조사에 임할 예정이다. 다만 현장 상황에 따라 검찰청사까지 도보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건물은 대법원에서 길 건너에 위치해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각종 사법농단 의혹을 주도한 최고 책임자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조사는 장시간, 수일에 걸쳐 이뤄질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 송무국장을 거쳐 최종영 전 대법원장 시절인 지난 2003년 2월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근무한 뒤 같은 해 9월 특허법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지난 2005년 2월 대법관에 임명됐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9월 15대 대법원장 자리에 올랐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에서 먼저 입장을 밝힘에 따라 그는 대법관·대법원장으로서 12년 넘게 몸담아 왔던 곳을 거친 뒤 검찰로 향하게 된다. 이는 전직 대법원장 피의자 신분 조사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 및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 취지로 풀이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서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은 7개월여 만인 지난 4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오는 11일 오전 9시30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재판 개입, 당시 사법행정 반대 판사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 정황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할 계획이다. 특히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개입 및 관여한 증거를 다수 확보한 상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