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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兆 쓰고도 고용참사… 일자리 질도 나빠졌다

입력 | 2019-01-10 03:00:00

지난해 취업자 증가 9만7000명… 금융위기후 10만명 아래 첫 추락
세금들여 공공일자리 효과 한달뿐… 주36시간 이상 취업 72만명 줄어




그래픽 동아DB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처음 1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세금을 투입할 때만 반짝 증가할 뿐이었고, 정부가 집중 홍보한 고용의 질 개선도 실제로는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이 내놓은 연간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2682만2000명)는 전년보다 9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2009년(―8만7000명) 이후 최저치였다. 정부의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목표는 32만 명이었다. 이를 위해 24조2000억 원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취업자 한 명을 늘리는 데 2500만 원을 쓴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취업자 5000명 증가)과 8월(3000명) 고용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공공기관 등을 동원해 연내 5만9000개의 단기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 덕분에 11월(16만5000명) 취업자 수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12월에는 3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통계청은 11월에 끝나는 공공 일자리 사업이 많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실업자 수(107만3000명)는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비중을 가리키는 고용률은 60.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이 떨어진 것도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고용계약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는 지난해 34만5000명 늘어나 2006년(32만6000명) 이후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정부는 그동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영향으로 상용근로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로 평가받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72만 명 줄었고,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79만6000명 늘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지표가 미흡하다”며 올해 일자리 창출 목표를 15만 개로 제시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산업이 약화된 데다 노동시간의 경직적 단축,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고용시장에 충격을 크게 줬다”고 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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