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을수 있는 스마트폰 세계 첫 출시… 中 스타트업 ‘로욜’ 창업자 웨이펑
중국 스타트업 ‘로욜’의 창업자 중 한 명인 웨이펑 부사장이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19’ 로욜 부스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인 ‘플렉스파이’를 펼쳐 보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지난해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를 출시해 시장을 발칵 뒤집어놓은 중국의 스타트업 ‘로욜(Royole)’의 창업자 중 한 명인 웨이펑 부사장은 8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행사장 로욜 부스에서 이뤄졌다.
로욜은 빌 리우 대표와 웨이 부사장 등 미국 스탠퍼드대 공대 동문인 30대 중국 청년 3명이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차린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박사과정을 거치며 쌓은 모든 기술 역량을 ‘플렉시블’ 부품 개발에 집중했다.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0.01mm 두께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이들은 1년 만에 1억7200만 달러(약 1936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이 됐다.
3인의 창업자는 2016년 말 중국 본토로 금의환향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와 별도로 2016년 말 중국 선전(深圳)에 대규모 생산라인을 짓기 시작해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대량 양산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보다 신생 벤처기업의 생태계가 더 잘 갖춰진 선전의 매력도 뿌리칠 수 없었지만 중국 정부가 전폭적인 연구개발비를 지원해가며 해외 유학 중인 인재를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천인계획(千人計劃)’도 한몫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10년간 이렇게 모셔간 중국 인재들이 8000명에 이른다.
로욜의 플렉스파이에 대한 기술적 자부심은 대단했다. 웨이 부사장은 “200만 번 접었다 폈다 해도 문제가 없도록 개발한 제품”이라며 자신이 실제 쓰고 있는 플렉스파이를 양복 주머니 안쪽에서 꺼내 보여줬다.
플렉스파이는 화면이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형태의 제품이다. 뒷면 한가운데에 주름이 잡힌 것 같은 모양의 긴 경첩이 달려 있어 화면이 자유롭게 접혔다 펴진다. 반으로 접으면 양복 주머니 안에 들어가는 일반 스마트폰 크기지만 펼쳤을 땐 7.8인치 대화면의 태블릿PC로 변신했다. 접었을 때 두께가 일반 스마트폰의 배 이상이라는 점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실제 접었다 펴본 느낌은 솔직히 기대 이상으로 부드러웠다.
로욜은 이번 CES 전시에 플렉스파이 외에도 자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및 센서를 적용한 소형 로봇 ‘플렉시’ ‘플렉사’와 돌돌 말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 형태의 플렉시블 키보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지갑 등 파격적인 제품들을 전시했다.
라스베이거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