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간담회에 참석한 천도교 최고 지도자 이정희 교령(74·사진)의 말이다. 그는 천도교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1824∼1864)의 보국안민 사상이 2세 교조인 해월 최시형(1827∼1898)의 동학혁명, 3세 교조 의암 손병희(1861∼1922)의 3·1운동으로 계승됐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교령은 민족대표 33인으로 3·1운동을 주도한 의암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표시하며 기념관 설립을 과제로 꼽았다. 천도교는 교도 300만 명의 최대 종교였지만 3·1운동 이후 일제의 혹독한 탄압으로 쇠락했다는 게 교단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남북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하면서 천도교가 방북단에서 빠진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방문단에는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원불교 측이 종교 대표로 참석했다. 이 교령은 “3·1운동을 말하면서 천도교를 배제한 정부에 대한 비판과 우리의 무능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임원 모두 사퇴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라며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협의회 등 3개 종단이 청와대에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