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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 도사, 3점슛 고민… 문경은의 SK, 외곽슛 최하위

입력 | 2019-01-10 03:00:00

고비마다 한방 안터져 발동동
“감독보다 못하다는 지적 더 부담”




“선수들이 슛 연습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감독이 3점 슈터였는데’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힘듭니다….”

현역 시절 ‘람보 슈터’로 명성을 떨친 프로농구 SK의 문경은 감독(48·사진)은 요즘 자신의 장기였던 3점슛 때문에 고민이 많다. SK 선수들의 슛 감각이 떨어지면서 고비 때마다 3점슛이 불발돼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8일 울산에서 열린 SK(9위)와 현대모비스(1위)의 경기에서도 문 감독은 답답함에 수차례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SK는 이날 3점슛 12개를 시도했지만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63-83으로 졌다. 이번 시즌 SK의 ‘3점슛 0개 경기’는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SK는 지난해 11월 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무려 16개의 3점슛을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8일까지 SK의 3점슛 성공률은 27.9%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의 3점슛 성공률은 32.5%였다. 문 감독은 “상대 팀들의 적극적인 외곽 수비에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내가 4명의 장신 포워드와 3점슛 공격을 선호하지 않는 가드 김선형을 주 멤버로 사용하는 것도 성공률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3점슛 난조에 빠진 선수들과 달리 문 감독은 지난해 12월 25일 열린 이상민 삼성 감독과의 이벤트 3점슛 대결에서 고감도 슛 감각을 자랑했다.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손목시계를 찬 채 3점슛을 던진 그는 15번의 슈팅 가운데 10개를 넣었다. 이 때문에 일부 농구 팬은 “문 감독이 현역 선수들보다 3점슛을 더 잘 쏜다. SK 선수들은 반성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 감독은 “그런 반응을 들을 때마다 정말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문 감독은 팀이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외곽 슛 감각이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10점을 지고 있어도 2, 3분이면 따라잡았다. 이번 시즌에는 점수 차가 10점 이상 벌어지면 추격을 하지 못한다”면서 “(3점슛 등) 폭발력을 살려내야 한다. 이를 위해 실제 경기와 같은 공격 패턴으로 3점슛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