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의 후폭풍일까. 시청자의 기대를 고려하지 않은 제작진의 안정주의 탓일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향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꾸준히 제기되는 일련의 논란이 ‘골목식당’ 프로그램 자체의 인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시청자의 기대를 제대로 담지 못한 결과라는 시청자의 비판도 나온다.
‘골목식당’을 이끄는 백종원은 2018년 SBS 연예대상의 강력한 대상 후보로 꼽혔다. 백종원의 대상 불발이 이승기의 대상 수상보다 더 이슈가 될 정도였다.
새해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방송한 청파동 고로케집은 건축 관련 회사가 추진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라는 의혹에 휩싸였다.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의 ‘골목식당’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논란이다.
시청자의 비난이 잦아들지 않자 고로케집 사장 김요셉 씨는 “(사업자등록이 된)건축사무소는 저와 공동사업자인 사촌누나의 가족이 운영하는 가족회사”라며 “(식당 창업의)사업자등록, 전화번호 개설, 로고 제작 등 사업 준비를 위한 도움을 조금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방송 출연 전 프로그램 담당 작가의 조언을 받아 법인사업자에서 개인사업자로 명의 변경을 진행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김요셉 씨의 ‘작가 개입’ 주장은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 ‘골목식당’의 출연자 선정 과정에 대한 불신을 일으킬 만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에 ‘골목식당’ 제작진은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제작 관계자는 “처음 (김 씨를)대면할 당시 가게 명의는 건축사무소였다”며 “요식업과 관련이 없는 회사이니까 개인 음식점이면 명의 변경을 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이런 해명을 내놓은 뒤 9일 방송에서 해당 식당 분량을 편집하고 내보내지 않았다.
이런 제작진의 해명과 편집에도 ‘뒷맛’은 개운치 않다.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연속되는 논란은 ‘골목식당’의 기획 의도는 물론 ‘도움이 절실한 곳이 혜택을 받으면 좋겠다’는 시청자의 바람이 반영되지 않는 증거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골목식당’은 장사를 하기엔 기본 소양을 갖추지 않은 젊은 사장들을 백종원이 나서서 ‘개과천선’ 시키는 과정을 반복해 제작하고 있다. 화제를 만들고 시청률을 높이기에는 좋지만, 프로그램의 기획에 맞게 진정성을 담아내기는 무리가 있다는 비판이 줄을 잇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당부에도 불구하고 ‘골목식당’ 스스로 과연 시청자의 요구에 올바르게 보답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