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만7775명 줄어 185만명선 붕괴… 청소년 인구 줄고 고령화 심화 전북도, 인구종합대책 발표… 구체적인 목표 없어 효과 의문
전북의 인구 감소세가 심각하다. 지난 1년간 전북 인구는 1만7775명이 줄어 185만 명 선이 무너졌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다. 2016년부터 시작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역전하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자연감소) 현상도 고착화돼 가는 양상이다. 유아·청소년 인구는 계속 줄고 중장년·고령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 반전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8일 전북도가 밝힌 인구종합대책도 새로운 내용이 없이 그동안 내놨던 대책을 백화점식으로 모아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밝힌 ‘주민등록 인구 및 세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북의 주민등록인구는 183만6832명이다. 1년 사이에 1만7775명이 줄어 2005년 2만1407명이 감소한 이후 한 해 감소 폭으로는 가장 컸다. 실제 전북 거주 인구는 180만 명을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계속되는 청년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인한 사망자 증가가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인구가 큰 폭으로 줄었다. 2035년경으로 예측된 180만 명 선 붕괴도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북도가 지난해 발표한 ‘전북 장래 인구 추계(2015∼2035년)’에 따르면 전북 인구는 2035년 180만104명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마다 지속되는 청년인구(15∼29세) 유출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3년간 도내 청년층 인구는 2016년 33만9189명, 2017년 33만3565명, 2018년(11월 기준) 32만4740명으로 매년 6000∼8000명가량 줄었다. 2017년 직업 문제로 전북을 떠난 청년층은 9988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초고령사회가 임박하면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지르고 있다. 전북의 66세 이상 인구비율은 19.5%로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비율 20% 이상)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전남(21.9%), 경북(19.8%) 다음으로 노인인구 비율이 높다. 사망자도 출생자보다 많다. 지난해 말 기준 전북의 사망자 수는 1만4753명으로 출생자 1만240명보다 4513명 많았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군산은 조선소 가동 중단이 예고된 2016년부터 인구가 계속 빠져나갔다. 2016년 12월 기준 27만7551명, 2017년 27만4997명, 2018년 27만2645명으로 매년 2000명 이상 줄었다.
전북도는 ‘인구 감소율 최소화’를 목표로 2022년까지 모두 6조3000여억 원의 예산을 들이는 전북 인구종합대책(2018∼2022년)을 8일 발표했다. 일단 인구 증가가 어렵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한 점은 눈에 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청년·노인 일자리 창출, 다문화와 농촌활력사업, 도시재생사업 확대 등 기존 사업을 재탕하고 있다. 인구 감소율 최소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목표치나 시기도 내놓지 못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 유치 전략도 구체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