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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현장 달려가는 黨·政·靑, 기업 보는 눈부터 바꿔라

입력 | 2019-01-11 00:00:00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이라는 3개 경제정책 기조 가운데 혁신성장에 중점을 뒀다. 남북관계 등 나라 안팎의 전반적인 사안을 다루면서도 경제에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대규모 투자 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했다. 혁신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경제정책 기조의 방향 전환을 거부한 것은 아쉽지만 대통령이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며 대책을 진두지휘하려는 의지는 충분히 느껴졌다.

새해 들어 정부 여당 인사들도 동시다발적인 경제 현장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어제 경기 수원의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기술인 5G 통신 장비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여당 간부들도 어제 경제 4단체장을 만나 건의사항을 들었고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연말연시에 삼성 SK LG 총괄부회장을 만나는 등 당정청이 전방위적으로 경제에 다걸기 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4대 그룹 총수를 중소기업중앙회에 초청한 데 이어 15일에는 대기업 및 중견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제인들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작년 8월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가 이재용 부회장을 만날 때 청와대발(發) ‘투자 구걸’ 논란이 있었던 데 비하면 진일보한 모습이다.

하지만 정부 여당의 경제 인식이 180도 바뀌었다고 보기엔 아직 진정성과 절박함이 부족해 보인다. 실제 현장의 어려움을 살피려면 청와대와 여의도에 앉아 대표들만 만날 게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공장은 폐업하고 가게는 문 닫는 경남 거제와 창원부터 찾아가 팔을 걷어붙이고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제를 해결할 핵심 주체는 역시 민간 기업들이다. 정부 여당의 잇따른 경제 행보가 이벤트성 보여주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소’ 시늉만 할 게 아니라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신속하게 응답함으로써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직접 사회를 보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변했다. 대화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민생 경제에 대해서는 더 소상하고 성실하게 응답함으로써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