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대구 피해자 증언 등 담겨… 高씨 증인출석 신청에 계속 거부
고은 시인(86)의 성추행을 목격했다고 폭로한 최영미 시인(58)이 고 시인의 성추행 피해자와 목격자 증언을 추가로 법원에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고 시인은 1994년 종로의 한 술집에서 고 시인의 성추행을 목격했다고 폭로한 최 시인과 이를 보도한 본보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최 시인이 법원에 제출한 증언 자료에는 2005년 말 대구와 2002년 러시아에서 고 시인이 저질렀다는 성추행 사례가 담겨 있다. 이 가운데 A 씨의 증언은 2005년 말 대구의 한 은행이 개최한 고 시인 특강에 참석한 뒤 뒤풀이가 끝나고 기차역으로 이동하는 택시에서 고 시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A 씨는 “고 시인이 나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성적인 발언을 하고 신체를 만졌다”고 증언했다.
또 B 씨는 2002년 러시아 바이칼 호수 인근에서 열린 문학 행사에 참석했는데 당시 고 시인이 버스로 이동하던 중 20대 현지 여성 통역원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B 씨에 따르면 당시 피해 여성은 울음을 터뜨렸고 이를 보다 못한 여교수들이 피해 여성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고 시인을 막았다고 한다. 앞서 최 시인은 3건의 추가 피해 증언을 지난해 10월 법원에 제출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