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대법원장 11일 사상 첫 검찰 출석 법원노조는 “경내진입 막겠다” 밝혀 양승태, 검찰청사 포토라인 지나쳐 15층 특별조사실 직행할 가능성 변호인, 윤석열 지검장 연수원 동기
그래픽 김충민 기자 kcm@donga.com
전직 대법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이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조사 당일 예상 이동경로다. 양 전 대법원장은 9일 ‘검찰 포토라인 대신 대법원 청사 안 기자회견’을 희망했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휘하는 법원행정처가 10일 불허 방침을 확정해 당초 계획이 무산됐다.
○ 대법원 정문 밖 기자회견은 강행
이에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 청사 내부가 아닌 대법원 정문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비록 대법원 청사 내부는 아니지만 대법원 청사를 배경으로 자신의 대법원장 재임 시절 재판 개입 및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대한 대국민 입장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의 계획대로 대법원 청사 밖 기자회견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법원 청사 밖에는 양 전 대법원장 구속을 촉구하는 단체 등이 집회 신고를 해놓은 상태다. 대법원 정문 바로 안쪽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법원노조)가 “양 전 대법원장이 서야 할 곳은 검찰 피의자 포토라인”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의 경내 진입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 전직 대법관 조사받은 15층서 조사
양 전 대법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경호상 문제 등으로 도보 대신 차량으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을 그냥 지나쳐 서울중앙지검 15층에 마련된 특별조사실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 조사에 앞서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팀장인 한동훈 3차장 검사가 양 전 대법원장과 간단하게 차를 마신 뒤 곧바로 조사가 시작된다. 15층 조사실은 지난해 12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피의자로 공개 소환된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 조사 때부터 따로 마련한 장소다. 두 전직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때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했다. 조사실 내부에는 탁자와 소파, 식수대 등이 마련돼 있다.
이호재 hoho@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