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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더 과감하게 해야” 김정은에 경협 위한 先조치 요구

입력 | 2019-01-11 03:00:00

[文대통령 신년회견]비핵화 협상-남북 관계




25개 질문에 답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을 바라보며 질문자를 지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리 질문자를 정하지 않은 채 총 25개의 질문에 답했다. 뉴시스

“머지않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협상 소식을 듣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한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놓고 평행선을 그리던 북-미가 상당한 수준의 접점을 만들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를 제안한 김 위원장에게 제재 완화를 위한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촉구했다.

○ 北에 친서 보낸 文 “북-미 접점 찾을 것”

문 대통령은 이날 “머지않은 시기에 개최될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라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그 이후에 김 위원장의 답방은 좀 더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상보다 빨리 열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북-중→북-미→남북 정상회담의 순서로 이뤄지는 연초 비핵화 정상외교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늦어진 기간 동안 (북-미) 양쪽 입장의 차이에 대한 접점들이 상당히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머지않은 시간 내에 이뤄진다면 뭔가 의견 접근이 있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해도 좋다”고 말했다.

연말연초 남북미 정상 간 3각 친서(親書)외교에 이은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긴박한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르면 다음 주 열릴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의 접점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이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고 상응하는 조치를 미국이 할 것인지 마주 앉아 담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핵시설 신고에 대해선 “미국의 상응조치가 이뤄지고 신뢰가 깊어지면 그때는 (북한이) 전반적인 신고를 통해 전체적인 비핵화로 나가는 프로세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中 참여로 제재 완화 보증 구상도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개념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다르다는 지적에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나와 트럼프 대통령 등 직접 만난 각국 정상들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와 ‘완전한 비핵화’가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미군 전략자산 철수 요구에 대해 “전략자산은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북-미 대화에서 상응조건으로 연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 제안에 대해선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며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고 했다. 대북 제재가 풀리면 2008년 박왕자 씨 피살 사건에 대한 사과 등 선결조건 없이 두 사업의 재개가 가능하다고 밝힌 것. 그러면서도 “대북 제재를 빨리 해결하려면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더 과감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본격적인 남북경협을 위해선 북한이 먼저 과감한 비핵화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그 대신 중국의 평화협정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한국과 함께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제재 완화를 설득하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서 지금도 긍정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평화협정에는 그 전쟁에 관련됐던 나라들이 함께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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