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 과시한 北-中]金 ‘보고’하듯 원고 읽는 장면도 양국관계 ‘中 우위’ 드러내려 한듯
관영 중국중앙(CC)TV가 10일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쓰는 장면. CCTV 화면 캡처
CCTV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발언을 받아 적는 장면을 4차례 보여줬다. 앵커가 시 주석의 발언인 “북-중이 공동 노력해 한반도 문제의 정지척 해결 과정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 “(김) 위원장 동지와 함께 북-중 관계 미래 발전을 이끌고 싶다” 등을 소개하는 장면에서였다. CCTV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실제 육성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어서 중국이 관영매체를 활용해 마치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북-미 정상회담 구상을 보고한 뒤 지시를 받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위원장이 “중국이 한반도 정세의 긴장 완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모두 알고 있다. 북한은 이를 평가하고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말하는 것을 전하는 대목에선 김 위원장이 고개를 숙인 채 준비한 원고를 읽는 모습을 내보냈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보고한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CCTV는 “(김 위원장이) 시진핑 총서기께서 매우 바쁠 때 내 방중을 맞아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총서기 동지의 마음을 다한 관화이(關懷·관심) 속에서 중북 관계가 새롭게 높은 단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화이’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갖는 관심과 배려를 뜻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