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영화-인문학 등과 결합… 정기·비정기 간행물 출간 붐 재정적 한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성 영화와 여성 캐릭터 등에 초점을 맞춘 시네 페미니즘 매거진 ‘세컨드’ 3호
페미니즘이 문학과 다채롭게 결합하며 다양한 결과물이 쏟아지고 있다. 페미니즘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작가가 적지 않고 대다수 문예지가 페미니즘을 조명했다. 특히 페미니즘에 정체성을 둔 정기·비정기 간행물(잡지)의 선전이 최근 눈에 띈다.
1997년 발간된 국내 최초 페미니즘 잡지 ‘이프’는 원래 종합지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요즘엔 한 가지 테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015년 6월 발간된 ‘소녀문학’은 여성주의와 퀴어에 집중하는 독립문예지를 지향한다. 여성과 성소수자를 다룬 원고를 투고 받아 지면에 싣는다. 지난해 7월 발간된 4호 ‘아침’에 실린 ‘문단 내 성폭력 공론화 이후’는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호주에서 발간되는 잡지에 한국적 색채를 더한 ‘우먼카인드’ 한국판 5호. ‘퇴근길 책한잔’
이 밖에도 민음사 비평지 ‘크릿터’ 1호가 페미니즘을 집중 조명하는 등 일반 문예·비평지도 꾸준히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다. 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소개하는 독립서점 ‘꼴’도 등장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어려움을 겪다 폐간한 잡지도 적지 않다. 2013년 창간해 10호까지 낸 뒤 2017년 폐간한 ‘젖은잡지’의 정두리 편집장은 “잡지를 운영하는 동안 안티페미니즘의 공격과 열악한 재정 상황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나희영 우먼카인드 편집장은 “책은 논의의 관점을 넓고 깊게 볼 수 있게 한다. 남성 독자들까지 확산시키는 게 과제”라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